▲ 배우 김다예는 대중의 반응을 확인하며 희열을 느낀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방송이 끝나면 항상 연지를 향한 악플이 달려요. 처음에는 놀라고 상처받았지만, 지금은 '연지 재수없다' '참 얄밉다'는 말에 희열을 느끼죠. 연기 못 해서 몰입 안 된다는 말보다 훨씬 영광스러워요."

배우 김다예(27)는 현재 방영 중인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극본 이정선, 연출 이재상)에서 방송국 PD 차정환(류수영 분)을 짝사랑하는 예능 작가 임연지로 분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임연지는 차정환과 변혜영(이유리 분)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매회 날카로운 말로 변혜영을 도발한다. 시청자들은 임연지를 미워하지만, 김다예는 그를 '사랑의 큐피드'라고 표현했다. 캐릭터를 소화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짚으며 어필했다. 인터뷰 내내 김다예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연지만 끼어들면 정환과 혜영이 더 끈끈해졌다. 연지가 공개 고백을 했을 때 혜영이 자극을 받아 '남에게 뺏기기 아깝다'며 연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이 동거를 시작한 계기도 변혜영이 정환의 집에 들른 연지를 목격하고 자극 받아서다. 연지는 악역이라고 불리지만 항상 큐피드처럼 둘을 이어줬다. 다들 얄밉게 보시는데 사실 귀엽고 애잔한 허당이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 연지의 매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김다예는 처음부터 임연지의 특별한 매력을 알아봤다. 작은 역할이지만 연지의 당찬 매력을 입고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그는 "처음부터 연지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대본을 봤는데 물불 안 가리는 연지의 모습이 신기했다. 지칠 법도 한데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궁금했다. 저돌적인 임연지를 잘 표현할 나의 무기는 선한 인상이라고 생각했다. 나 같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악역을 했을 때 더 얄미워 보일 수 있다. 강한 인상의 배우가 악역을 하면 뻔하지 않을까. 오디션 당시 감독님께 말씀 드렸더니 '일리 있다'고 하셨다"며 웃었다. 

▲ 배우 김다예는 임연지 캐릭터를 '사랑의 큐피드'라고 표현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임연지를 준비할 시간은 넉넉했다. 김다예는 임연지를 하나부터 열까지 분석하며 차근차근 채워 나갔다. 

"일단 예능 작가라는 점에 집중했다.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을 보면 가끔 화면에 작가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 장면을 유심히 관찰했다. 또 친한 작가 언니에게 작가들의 평소 모습이 어떻냐고 묻기도 했다. 연지가 더 편안한 옷차림으로 다녀도 되는데, 차정환을 좋아하니까 꾸며야겠다고 생각해서 추레한 차림은 지양했다."

임연지를 향한 사랑을 쉴 새 없이 표현하면서도, 화제가 된 '오피스 와이프' 장면 이야기가 나오자 잠시 주춤했다. 지난 방송에서 임연지가 "오피스와이프란 말 아시나. 직장 동료가 부인보다 남자를 더 잘 이해해 준다. 부인은 도움을 못 준다"며 변혜영의 화를 돋군 장면이었다. 방송이 끝난 뒤 김다예의 이름이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밉상 연기도 함께 조명 받았다. 

▲ '아버지가 이상해' 임연지 역으로 분한 김다예가 '오피스 와이프' 대사를 소화했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김다예는 "대본을 보는 순간 모든 반응을 예상했다. 이걸 하면 또 많이 혼나겠다고 생각했다. 오피스 와이프라는 말은 너무 나쁜 뜻이다. 그 단어를 대본에서 확인했을 때도 놀랐지만 뱉는 순간에도 스스로에게 놀랐다. 연지는 그렇게라도 혜영을 자극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다예의 필모그래피는 짧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신인으로서는 좋은 경험이었다. 데뷔작 '이웃집 꽃미남'에서는 엽기적인 스토커, 영화 '순수의 시대'에서 유약한 공주로 분했다. '두 여자의 방'에서는 정신 지체아를 연기했다. 그는 "맡은 역할들이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존재감은 확실했다. 축복 같은 작품이고 캐릭터였다. 한계 없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나는 행운아다"라며 미소 지었다. 

"가장 주목받게 해 준 건 '아버지가 이상해'다. 극중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게 내 소원인데, 나 자신보다 임연지라는 이름으로 더 조명 받을 수 있었다. 잠깐 나와도 검색어에 올랐다. 내 셀카가 뉴스에 올라오는 등 나의 일상이 기사화되는데,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관심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느끼는 요즘이다. 연지에게 참 고맙다. 앞으로도 임연지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고 싶다."

▲ 배우 김다예는 '아버지가 이상해' 임연지 역으로 대중의 기억에 오래 남고 싶다. 사진|곽혜미 기자
김다예에게 연기란 인생길과 동일하다. 나이대에 맞게 인생을 녹여 낼 수 있다는 점을 연기자의 장점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연기와 함께 긴 인생길을 걸어갈 생각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을 것 같아 기대된다. 앞으로도 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싶다. 10년 후, 20년 후는 물론이고 할머니가 돼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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