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특별시민'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정치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정치인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선거를 통해 유권자를 설득하고 그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그 마음은 투표라는 행위를 통해 표현된다. 이렇게 두 번의 서울 시장을 보내고, 세 번째 서울 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바로 특별시민이다.

영화 특별시민모디빅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의 작품이다. ‘모비딕에서는 권력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했고, 이번에는 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두 작품 모두 권력에서 시작했다. 박인제 감독의 이야기가 저항하는 자에서 행사하는 자로 넘어온 것은 자연스러웠다.

시작은 권력에 대항하는 이야기(‘모비딕’)를 찍었고,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특별시민’)로 넘어왔다. 그 안에 있는 정치인들의 이야기, 정치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세웠고, 자연스럽게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정치의 꽃인 선거에 관한 소재가 들어갔다.”

정치가 시작이 아니었다. 권력이었다. 초등학교 교실, 직장 안에도 있는 것이 바로 권력이고 그 권력에 대한 욕심이다. 이 권력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정치였다고.

권력은 초등학교 교실이나 회사에서도 있는 일이다. 처음 떠오르는 권력은 정치인이다. TV에서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이야기 해 보고 싶었다.”

▲ 박인제 감독은 심은경이 맡은 박경 캐스팅이 가장 고민됐다고 했다. 제공|쇼박스

그렇게 시작한 특별시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 구축이었다. 그 권력을 행사할, 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을 드러낼 인물들을 만들어내야 했다. 가장 먼저 탄생한 인물은 당연히 최민식이 맡은 변종구다.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른 사람이다. 부유한 가정 환경도 아니었고, 가난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어린시절이 있다. 선의를 갖고 힘들게 정치에 입문해서 권력을 갖게 되면서 초심을 잃게 된다. 과거 이야기가 자세히 보여주진 않지만, 이 사람도 과거에는 정의로운 정치인이었다는 히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박 감독에 따르면 변종구와 심혁수(곽도원)은 권력에 대한 욕망을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전혀 다른 히스토리를 가진 인물이다. 부유한 집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는 것. 하지만 욕망은 다를 것이 없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변종구와 심혁수를 통해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진 권력욕을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른다.

가장 어려운 것은 박경이었다. 캐릭터 탄생보다는 그에 맞는 배우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고, 고민이었다. 박경은 영화 속 화자의 역할을 하는 인물로, 정치 필드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졌다. 아직 권력욕을 모르지만 막연히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 꿈을 가진 캐릭터인 셈이다.

▲ 영화 '특별시민' 최민식-심은경 캐릭터 포스터. 제공|쇼박스

“누구를 박경으로 캐스팅 할 지 고민이었다. 심은경 씨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다른 패턴의 연기를 해야했고, 나이가 어린 부분도 고민이었다. 한편으로는 심은경이라는 배우로 인해 신선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최민식과 곽도원 같은 색을 지닌 배우 사이에 심은경이 들어 왔을 때 다른 색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캐스팅 했다.

특별시민의 러닝타임은 2시간 10분이다. 처음 영화가 완성 됐을 당시 러닝타임은 무려 3시간 50분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의 절반 가량을 편집한 셈이다. 박 감독은 시행착오라고 했다. 좋은 배우들과 영화를 찍으면, 욕심이 생기고, 길어지는 것이 당연한 결과라는 것. 이런 시행착오를 겪고 나온 결과물이 바로 특별시민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아쉬운 부분은 무엇일까. 최근 영화 원라인에서 인강 싶은 연기를 펼친 박병은의 이야기가 나왔다. 또 매력적이지만 영화의 편집 과정으로 인해 편집된 캐릭터 중 번외편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잇었다.

박병은은 변종구의 오른팔이다. 편집이 많이 됐다. 변종구가 지역 유지들을 모아서 도와달라고 하는 스퀀스가 있었다. 박병은과 대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통편집이 됐다. 번외편을 만든다면? 임민선(류혜영)의 이야기도 재미 있을 것 같다. 홍보 전략가가 자신의 후보를 선거전에서 이기게 만들기 위한 과정을 그리면 재미 있을 것 같다.”

▲ 박인제 감독은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제공|쇼박스

유독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이유로 궁금했다. 권력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관심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권력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연히 관심이 갖게 된 것이고, 그런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진 것 이었다. 박 감독이 만든 권력 3부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했다.

의도를 가지고 권력에 대한 작품을 한 것은 아니다. 권력 3부작? 다음 시나리오를 쓸 때 재미 있으면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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