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상우는 '추리의 여왕'에서 하완승 역을 맡았다. 제공|수컴퍼니
[스포티비스타=문지훈 기자] “정말 재미있게 찍었던 드라마라 종영 후 아쉬움이 남는다. 다들 내가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촬영도 수월했고 분위기도 좋았다. 이렇게 행복한 현장이 또 있을까. 출연진과 스태프들 모두 너무 아쉬워하고 있다.”

권상우(41)는 지난달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극본 이성민, 연출 김진우)에서 베테랑 형사 하완승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본능과 직관으로 사건을 파헤치고, 화려한 액션으로 범인을 제압하는 모습이 권상우 본연의 카리스마 이미지와 어우러지며 호응을 얻었다. 

“사실 상반기 드라마 계획이 없었다. 오래 쉴 생각이었는데, 과거 함께 일했던 매니저 형을 통해 우연히 제작사 대표님을 만났다. 제목이 ‘추리의 여왕’이라 (여자 주인공 중심 이야기일 것 같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제작사 대표님이 ‘추리의 여왕’ 이야기를 오랫동안 하셨다. 말씀을 듣고 난 후 대본을 읽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출연을 결정하고 촬영에 곧바로 들어갔다. 정신 없이 촬영을 시작한 데 비해 모든 것이 수월하고 즐거웠고, 또 행복했다” 

▲ 권상우가 '추리의 여왕'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제공|수컴퍼니
마지막 회는 열린 결말이었다. 하완승이 풀기 위해 노력했던 첫사랑 ‘서현수 사망 사건’이 결론 나지 않고 종영한 것. 이에 시청자들 사이 시즌2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현재까지도 곳곳에서 시즌2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회가) 시즌2를 예고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시청률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2가 나오고, 최강희 씨도 출연하면 나도 따라갈 생각이다(웃음). 중요한 것은 대본이니까, 시즌1 같은 좋은 대본 보여주시면 하고 싶다. 최강희 씨와 촬영하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목표를 달성했고, 좋은 작품에 출연해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과연 시즌2가 나올까, 잘 모르겠다. 세상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극중 하완승이 파트너 유설옥(최강희 분)과 공조하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케미는 러브라인과 또 다른 재미를 줬다. 티격태격하면서도 각각 지닌 능력을 합쳐 시너지를 발휘하는 모습이 신선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진정한 동지로 거듭나는 모습은 감동까지 줬다.

“현장에서 최강희 씨와 촬영을 진행할 때마다 감독님이 웃으셨다. 그만큼 둘의 호흡이 잘 맞았고 즐거운 현장이었다. 시청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강희 씨가 고생을 많이 했다. 거의 매 회 뛰어다녔다. 하지만 (최강희 씨가)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즐거워했다. 상대방을 편하게 해 주는 좋은 배우다. 이 드라마가 완성도 높게 그려진 데 최강희 씨 공이 크다”

시청률은 한 자릿수로 마무리됐지만 시청자들의 호응은 여느 드라마 못지 않았다. 시즌2를 원하는 반응뿐 아니라 방송 도중 반응을 살펴봐도 알 수 있었다. 매 회 끝날 때마다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과 질문이 쏟아졌던 것. ‘추리의 여왕’은 그만큼 마니아 층을 꽉 잡았던 작품이었다.

“밖에 나가면 시민들의 열띤 반응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그냥 ‘권상우다’라는 반응이었다면, 지금은 사진을 찍자고 한다. 사실 16회 중에 10회 시청률 1등했다. 그러면 된 것이다. 시민들 반응도 이렇게 좋은데…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권상우는 액션을 향한 열망이 강한 배우다. ‘추리의 여왕’ 베테랑 형사 하완승 역을 선택한 이유도 그 열정에서 비롯됐다. 극중 발차기, 상대방 제압하기 등 액션 장면이 종종 등장했다. 하지만 권상우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나는 액션을 잘 하는 배우다. 남자의 멋있는 액션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고, 액션 작품을 많이 찍고 싶다는 꿈이 있다. 하지만 기회가 잘 안 온다”

‘액션’이 시그니처인 배우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도 꾸준하다. 권상우는 데뷔 때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꿈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몸매 관리에 공을 들여 왔다. 

“나이가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몸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한다. 앞으로 액션 연기를 할 때 대역을 쓰지 않고 싶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부터 한다. 일이 없을 때나 있을 때나 한다. 운동을 하고 나면 오늘 하루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생긴다. 나는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 음식 조절은 안 하고 운동만으로 몸을 만든다. 비(본명 정지훈)와 친한데 ‘어떻게 음식 조절을 안 하고 몸을 만드냐’며 놀랐다. 하하”

▲ 권상우는 액션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제공|수컴퍼니
권상우가 이토록 운동에 열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젊은 배우들에 뒤처지지 않는 에너지를 갖고 싶기 때문이다. 어느덧 40대가 된 그는 스스로를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선을 가졌다. 

“지금 나이 어리고 잘생긴 배우들이 많다. 예전보다 방송계에서 나를 많이 찾지 않고, 원하는 작품도 자주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오래가는 배우가 이긴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많이 받을 때도 있고, 암흑기도 당연히 있는 것이다. 배우로서 굴곡 있는 그래프는 지나온 시기라 마음은 편하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기대된다.”


40대라고 내내 강조했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젊은 배우들 못지 않았다. 권상우는 “그동안 영화, 드라마, 해외 활동을 번갈아 가면서 쉼 없이 일했다.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기회가 닿는 대로 할 생각이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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