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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 '하루' 김명민 "매 순간 다른 감정, 철저하게 계산해야 했다"

2017년 06월 14일 17:32
▲ 영화 '하루'에서 딸을 살리기 위해 지옥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준영 역을 맡은 김명민. 제공|CGV 아트하우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같은 시간에 갇힌 남자가 있다. 딸이 죽어 있는 모습을 목격한 뒤, 잠에서 깨어난다. 처음 이 남자는 눈 앞에 펼쳐졌던 모든 일이 꿈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또 반복된다. 죽어 있는 딸을 목격하고 또 목격하고,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 안에서 자신과 같은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난다.

영화 ‘하루’(감독 조선호)에서 김명민이 연기한 캐릭터는 전쟁의 성자라 불리는 의사 준영이다. 의료 봉사를 다니며 딸을 챙기지도 못했고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딸의 생일 날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중 대형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남을 돕던 중, 딸 역시 그 현장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죽어 있는 딸을 발견한다.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 모든 연기를 계산해서 하는 편이 아닌 김명민은 이번 작품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제대로 계산하지 않으면 타임루프가 흔들릴 수도 있었다.

“에너지 소비가 장난 아니다. 계산해서 나오는 에너지가 싫어서 반만 가져가고, 반은 현장에서 채우는 편이다. 날것으로 채워가는 재미가 있는데, ‘하루’는 그게 안됐다. 같은 감정인데, 미묘하게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계산을 미리 하지 않으면 타임루프가 안 맞는다. 1분 일찍 도착했을 때와 늦게 왔을 때가 다르니까 엄청난 계산이 필요했다.”

▲ '하루'에서 처음으로 딸이 죽기 전 도착한 후 죽음을 목격하는 장면은 즉석에서 나온 연기였다. 제공|CGV 아트하우스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준영이 딸을 보고 자신의 얼굴을 내리치는 신이다. 딸이 죽었다는 슬픔보다는 늦게 도착해 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과 자신에 대한 원망이 서려있는 장면이다. 김명민은 시나리오를 보며 그 감정에 대해 고민했지만 답은 없었다. 단순하게 오열만 할 수는 없었다.

“내 자신이 너무 바보 같고 멍청해서 미친듯이 싫을 때가 있다. 그때가 그런 감정이 들것 같았다. 그 장면 전까지는 딸 은정이 죽어 있는 모습을 봤다. 죽은 후에 도착했는데, 그때는 내 눈앞에서 사고가 난다. 비참하고 처참한 기분일 것이다.”

말 그대로 즉흥연기였다. 현장에서 리허설도 없이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김명민의 요청이었다. 차에서 내려 걸어가면서도 잡지 못 한 갈피는 딸이 허공에 떴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 ‘내가 조금만 빨리 왔으면 딸을 구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은 환청으로 이어졌다.

“귓가에 욕이 환청처럼 들렸다. 그런 감정으로 찍은 장면이었다. 내 자신에 대한 비참함과 싫은 감정이 섞여 있었다. 추가 촬영 없이 한번에 갔다. 한번 더 했으면 그런 감정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얼굴을 때리는 장면도, 한번 때려봐서 아픈 것을 아니까, 다른 연기가 나왔을 것이다.”

계속해서 다른 감정을 끌어 내야 했고, 물론 힘든 작업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담겨 있었다. “하나씩 곱씹으며, 반복되는 하루를 찾아가는 과정”이 잘 담겨 있었고, “각 타임루프에 키워드”가 있었다. 비행기에서 일어나는 신은 놀람으로 시작해 분노, 절망, 체념, 후회 등 키워드를 생각하며 연기했다.

▲ 김명민은 '하루'가 타임루프 영화 중 잘 만든 작품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공|CGV 아트하우스

유독 힘든 작품에 많이 출연하는 느낌이라는 말에 “힘들지 않은 영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어느정도 발을 담그느냐, 또 감정의 폭의 차이였다. ‘하루’는 그 감정에 보다 깊게 들어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의 폭은 그 무엇보다 컸고, 극한의 감정이라는 설명이었다.

마지막으로 김명민은 ‘하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가 참여한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잘 만든 타임루프 영화다”라고 말이다.


이은지 기자 ye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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