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송강호가 부담을 이겨내고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아픈 역사를 그려낸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과 감독 장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송강호는 "처음에는 이 작품을 거절했었다. 너무 아픈 우리의 현대사를 다루기에 마음에 부담이 컸다. 나쁜 부담은 아니었고, 건강한 부담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큰 역사의 한 부분을 감당하기에 '송강호 배우가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이었다"라고 작품에 임하기 전 느낀 부담을 설명했다.

그는 "이전 '변호인'때와 마찬가지로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그 이야기들이 내 머릿속, 마음속을 떠나지 않고 점점 커져만 갔다. 힘들겠지만 그날의 열정, 열망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졌다"고 털어놨다.

장 감독은 송강호를 택한 이유를 "시나리오에서 만섭 역이 굉장히 중요한데 관객이 그의 심리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그에게 많은 점이 요구됐다. 떠오르는 건 송강호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목에 얽힌 비화도 밝혔다. "5월 광주 사태 당시 언론 통제가 이뤄져 외부 대다수의 시민들은 광주 안의 상황을 알지 못했다. 그때 '외부에서 온 택시기사의 심정은 어땠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 인물의 심리적 경험을 따라가는 작품이기에 '택시운전사'라는 제목을 붙이게 됐다"고 고백했다.

장 감독은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된 것이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1순위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는 점"을 꼽으며 송강호는 물론 유해진, 류준열, 토마스 크레취만까지 모두가 1순위로 캐스팅에 염두에 뒀던 배우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유해진은 개인적으로 팬이었다. 그가 맡은 태술은 광주의 마음을 대변하는 역이다. 어려운 일을 겪는 광주 시민이지만 외지에서 온 손님을 다독여주는데 푸근한 인간미를 유해진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류준열은 젊은 배우답지 않게 역할을 대하는 태도가 아주 좋았다. 물론 1순위였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토마스 크레취만이 함께 하겠다고 했을 때 놀랐다. '피아니스트'를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다. 독일 외신기자이지만 실제 극중에서는 영어를 많이 쓴다. 할리우드 배우 중에서 캐스팅 얘기도 있었는데 독일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먼저 떠올랐던 인물이 토마스 크레취만이었다. 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을 하는데 아마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하더라. 그래도 시나리오를 보내보자고 해서 영문으로 번역해서 보냈는데 배우가 만나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토마스 크레취만 집에 가서 작품 얘기를 하는데, 작품에 대한 취지에 공감을 해줬고 참여 의사를 밝혀줬다. 그래서 설득하러갔다가 저녁식사를 하고 왔다"라고 캐스팅 비화까지 털어놨다.

송강호는 "'택시운전사'는 1980년대 광주를 다루면서도 굉장히 유쾌하고 밝게 표현하고 있다. 그런 지점이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영화가 중요하게 말하는 것은 비극과 아픔을 되새기자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말하는 것"이라며 작품의 의미를 밝혔다.

그러면서 "소재가 아픈 역사를 그리다 보니 정치적으로 다가갈까 걱정이다. '택시운전사'는 다른 대중 영화와 차이점이 없다. 기분 좋게 영화 한편 본다고 생각하면 훨씬 감흥이 있을 것이다. 선입견을 품지 말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8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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