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권현빈은 최근 인기리에 종용된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유독 눈물을 많이 흘린 연습생이다. 무대 위나 연습실 안에서나 자주 눈물샘이 터졌다. 187cm의 큰 키, 날렵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았지만 가장 감성적인 참가자 중 하나였다. 

최근 기자와 만난 권현빈은 "평소에는 잘 울지 않는데 심적으로 부담이 컸는 지 나도 모르게 참 많이 흘렸다"며 부끄러운듯 미소를 지었다. 

눈물 만큼이나 가슴을 울렸던 장면은 긴장된 표정으로 온몸을 떨었던 모습이다. "힘든 상황 속에서 정신적 여유 없이 순위 발표가 이어지고 바로 합숙에 들어갔다"던 권현빈은 "당시 피해 의식이 강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모두 나를 싫어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실수 하지 말아야지'라며 연습을 반복했는데도 막상 앞에 서니 무서웠다. 지금은 결과가 좋으니 웃지만 그 때는 정말…"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카메라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권현빈이 울었던 적은 한 번 더 있다. 생방송 경연을 목전에 두고 22위로 떨어졌던 바로 그 날이다. 집에서 TV를 보다가 공교롭게도 전회차 재방송이 흘러나왔다. 멍하니 쳐다보다가 그의 눈가는 다시 촉촉해졌다.

"분명 과분한 성적을 받았다. 그럼에도 참가자 모두 11명을 꿈꾸지 않았겠나. '아 정말 이렇게 끝났구나'라는 허무함에 눈물이 난 것 같다. 떨어진 사람들은 다 그러한 감정일 것이다." 

'탈락'이라는 단어가 주는 아쉬움은 분명 진했다. 하지만 '프로듀스101'을 통해서 얻은 만족감이 더 커서 권현빈은 웃을 수 있다.

권현빈은 "초반에는 내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했다. 조금씩 나를 잘 봐주고 실력이 늘었다고 인정해줘서 시원 섭섭하다. 이미지를 좋은 쪽으로 바꾼 것 만으로 만족하고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권현빈은 '프로듀스101'에서 처음 전문적으로 춤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고교 시절 펜싱 선수였던 그는 허벅지 햄스트링이 찾아와 진로를 바꿨다. 이후 선택한 길은 모델이다.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모델 정도였는데 우연한 기회에 '프로듀스101' 참여 기회가 찾아왔다. 

"랩 작업을 하고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리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프로듀스101' 제의가 처음 들어왔는데 느낌상 웬지 모르게 마지막 기회 같았다. 그러다 보니 준비 없이 덜컥 출연하게 됐지만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

아이돌 트레이닝의 기본인 춤, 노래 등 모든 게 처음이었지만  권현빈은 무대를 거듭할 수록 달라졌다. 연습실 안에서 흘렸던 눈물과 땀은 배반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긴장을 많이 했던 연습생이었지만 정작 무대 위에서는 실수 한 번 하지 않았다. 

권현빈은 "첫 경연에서는 긴장을 정말 많이 했고 두번째에서는 감정이 과도했다. 마지막 무대하면서 '아 체질이구나'라고 처음 느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머리 속이 하얗게 되지 않았다. 카메라를 찾는 게 익숙해졌다. 여유도 생겼다"며 "그러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떨어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권현빈은 현재 어떠한 형태로 가수 활동을 이어갈 지 고민하고 있다. 솔로 보다는 그룹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프로듀스101'에서 만난 동료들과 프로젝트를 꾸릴 지, 회사 내 다른 연습생과 합을 이룰 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      

권현빈은 "'프로듀스101'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내 자신도 돌아볼 수 있게 되고 실력도 늘었다. 게다가 소중한 사람도 얻었다"며 "꾸준히 내 존재을 각인시키는 가수가 되겠다. 빨리 진로를 정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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