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화는 '더패키지'에서 연기한 산마루에 대해 "엉뚱하고도 민폐"라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제공|드라마하우스, JYP픽쳐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엉뚱하거나 순수하거나, 혹은 호기심이 많거나. 그런데 통통 튀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품고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면까지 갖췄다. 정용화(28)가 연기한 ‘더패키지’ 산마루가 그랬다. 그리고 정용화는 점차 산마루에게 물들어갔다.

정용화는 지난 18일 종영한 JTBC 금토 드라마 ‘더패키지’(극본 천성일, 연출 전창근)에서 산마루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더패키지’는 각기 다른 이유로 프랑스 패키지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정용화가 연기한 산마루는 “보통 사람이 보면 너무나 엉뚱하고 같이 다닐 땐 민폐인 캐릭터”다. 프랑스 입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다른 여행객들을 한참이나 기다리게 하는 것은 물론, 하지 말라고 했던 정조대를 착용하고 사사건건 사고를 만들어냈다. 어찌 보면 민폐인 산마루지만, 주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기에 정용화의 고민은 컸다.

정용화는 “산마루를 어떻게 해야 사랑스럽게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산마루는 그냥 호기심이 많은 거다. 하지만 어떤 때는 너무나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마루는 엉뚱할 때는 마음대로 엉뚱해도 되고, 하지만 자기 소신을 밝힐 때는 강단 있게 하고자 했다. 그것을 중점적으로 뒀다”고 덧붙였다.

“엉뚱하고 귀엽다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윤소소(이연희 분)와 함께 있을 때는 남자다운 면이 있어야 했고요. 그걸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한 사람에게 한 가지 성격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여러 가지를 연구해서 촬영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 정용화. 제공|드라마하우스, JYP픽쳐스

정용화와 조금은 달랐던 산마루지만, 점차 닮아갔다. 정용화는 자기 자신을 “이성적인 편”이라고 설명한 뒤 “눈치를 보지 않고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은 용기가 커야 한다. 산마루가 그렇다. 이런 성격이 돼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며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욕망들이 이입이 돼서 더 잘 표현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화는 ‘더패키지’에서 특별했던, 그리고 자신에게도 특별했던 장소를 꼽기도 했다. 이는 바로 프랑스 몽생미셸. 극 중 산마루와 윤소소는 몽생미셸에서 서로를 ‘운명의 사람’으로 인식하게 됐다. 윤소소는 ‘천사의 발아래에서 영원한 사랑을 만난다’는 운명으 말처럼, 몽생미셸 수도원 미카엘 동상 아래에서 산마루를 만났다. 산마루는 그곳에서 눈물을 훔치던 윤소소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며 한 발짝 다가섰다.

정용화는 마음을 울렸던 장소를 몽생미셸이라고 말하며 “소소와 마루가 서로를 ‘운명의 사람’으로 느끼게 된 장면이기도 하고, 두 사람에게 특별한 공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도 그곳이 좋았다. 다시 한번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몽생미셸에 얽힌 이야기는 한 가지 더 있다. 정용화를 비롯해 ‘더패키지’ 남자 출연자인 최우식, 윤박, 류승수가 프랑스 현지에서 ‘몽생미셸’로 한 글자씩 문신을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었다는 것. 정용화는 “프랑스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문신 이야기도 안 했다”고 웃으며 “여행지에서는 실수하면 안 된다. 그게 매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행지는 여유롭다.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불장난 같은 것들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 정용화. 제공|드라마하우스, JYP픽쳐스

출연자들과 끈끈하고 돈독한 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정용화는 “프랑스에서 2개월간 촬영을 할 때 일주일 가운데 6일은 촬영을 하고 하루는 무조건 쉬었다”며 “그거 하나는 무조건 보장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6일을 밤새고 하루를 쉬는 건데도 자는 게 너무 아깝더라”면서 “피곤해도 다 함께 현지 여행을 하기도 했다. 자전거 빌려서도 타보고, 와인이 싸니까 모두 모여서 와인도 마셨다”고 설명했다.

많은 추억이 깃들어서 그런 걸까. 정용화는 “드라마를 보면서 추억들이 같이 생각나더라”며 “너무 좋은 추억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촬영을 하고 곧바로 방송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전 제작이기 때문에) 1년을 기다렸기에 아주 오래 여운이 있는 듯하다”고 소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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