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대구, 한희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리그 경기가 14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초 2사, 안타를 기록하며 이날 경기 세 번째 안타를 친 넥센 이정후가 송지만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조 샤르보뉴(클리블랜드)는 역대 메이저리그 신인왕 가운데 가장 활동 기간이 짧은 선수다. 1980년 클리블랜드에서 데뷔해 타율 0.289, 23홈런 87타점으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올랐는데, 이듬해 타율 0.210에 그쳤고 그 다음 해에도 0.214로 반등하지 못했다. 이후 메이저리그는 그를 찾지 않았다.

샤르보뉴는 메이저리그에 있는 대표적인 2년 차 징크스 사례다. 두 번째 시즌에 성적 하락을 뜻하는 이 말은 축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는 물론이고 문화, 사회, 정치, 경제까지 두루 쓰인다. 미국에선 고등학교/대학교 2학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를 붙여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부른다.

소포모어 징크스가 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데이터가 쌓여 집중 분석이 가능해진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선수가 자만하거나 방심해 기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넥센)는 거침이 없었다. 투수 유형, 상황을 가리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해 타율 0.324를 기록했고 179안타로 고졸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정후는 KBO 리그 9개 구단의 경계 대상이 됐다. 9개 구단 전력분석팀은 이정후를 집중 분석했다. 이정후에 관련한 데이터를 쌓아 2018 시즌을 대비했다.

제아무리 이정후라도 집중 견제를 뚫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시즌 전 이정후를 향해서도 소포모어 징크스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장정석 넥센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장 감독은 "정후는 재능이 타고났는데 노력까지 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정후의 성적은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했다. 15일 현재 타율이 0.375로 리그 전체 1위다. 부상으로 81경기 출전에 그쳤는데도 안타는 128개로 리그 19위다.

주목할 점은 왼손 투수 상대 타율. 지난해 이정후는 오른손 투수 상대 타율이 0.341였던 반면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0.280 이었다. 상대 팀으로선 그나마 공략할 만한 점이었다. 올 시즌 이정후를 상대로 왼손 투수를 집중 투입했다. 그런데 이정후는 보란 듯이 싸움을 이겨 냈다. 올 시즌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무려 0.398이다. 오른손 투수(0.363), 옆구리 투수(0.372)를 상대했을 때보다 더 좋다.

이정후는 "지난해 왼손 투수 상대 성적이 안 좋았는데, 당시엔 적응기였다. 시즌 준비할 때 왼손 투수를 상대하는 법을 준비했고 연습한 대로 됐다. 현재 연습한 대로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공자는 말했다. 넥센 코칭스태프에 따르면 이정후는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선수다. 이정후 역시 프로에서 경기가 즐겁다고 말한다. 이정후의 2년 그리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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