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재 감독은 인도네시아전 대승에도 선수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다그쳤다. ⓒ연합뉴스
▲ 인도네시아전을 승리로 마친 허재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점수랑 상관없이 경기를 해야지. 정신 차리라고!” (허재 농구 대표 팀 감독)

한국은 14일 저녁 자카르타 GBK 스포츠 콤플렉스 내 농구장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A1차전에서 104-65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A조와 C조가 이날 조별 예선 첫 경기를 치른 가운데 유일하게 세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골 득실도 39골 차로 첫날 일정 중 최다. 인도네시아가 FIBA(국제농구연맹) 랭킹 103위로 약체지만, 개최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는 않다. 

당장 대회 전 대만에서 치른 윌리엄존스컵 당시 인도네시아를 만난 한국은 정규 시간 내 승패를 가리지 못해 연장 접전을 벌여 92-86으로 신승했다. 아시안게임이 본 무대였다. 허재 감독은 경기 후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윌리엄존스컵 경기는 훈련 삼아서 한 것이라며 웃었다.

◆ 허재의 큰 그림…경기 중엔 불호령, 경기 후엔 만족 

허 감독은 큰 그림을 그렸다. 전지훈련 없이 아시안게임에 나서 윌리엄존스컵을 담금질의 장으로 삼았다. 선수 테스트도 있었다. 결전지 입성도 이틀 전에 했다. 경기 하루 전 훈련 시간도 한 시간을 채우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와 첫 경기는, 어쩌면 본격 경쟁이 펼쳐질 8강 녹아웃 스테이지를 대비한 ‘훈련’의 연장선상이다. 

허 감독은 1쿼터부터 순조롭게 앞서간 경기였지만 작전타임을 부를 때마다 선수들의 기강을 강하게 잡았다. “정신 차리라고. 지금 게임 이기고 지고 다 떠나서 게임을 해야 할 거 아니야! 어! 점수랑 상관없이 게임을 해야지!”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결과는 당연하고 내용이 중요했다.

특히 전반전에 연이어 인도네시아의 3점 슛을 허용하면서 외곽 수비에 허점을 드러낸 점은 허 감독이 강하게 일침을 가했다. “쟤네 3점 슛 좋다고 했잖아. 서 있잖아. 움직이라고 많이!” 몇 차례 한국의 슈팅 시도가 빗나가고, 인도네시아가 높은 3점슛 적중률을 보이면서 앞서가면서도 아슬아슬한 상황이 있었다.

결국 귀화 선수인 센터 라건아(라틀리프, 29, 199cm, 30득점 19리바운드)의 힘 있는 골 밑 플레이와 한국 최고의 포인트가드 김선형(30, 187cm, 13득점 7어시스트)의 민첩한 플레이로 차이를 만들었다. 하지만, 8강 이후를 생각하면 수비적인 면에서 과제가 있었다. 

◆ 체력, 집중력, 수비력…8강 경기력 준비하는 허재 감독

체력의 중요성은 한국이 점수 차를 늘린 후반전에 확인할 수 있었다. 허재호 역시 대회 내내 체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인도네시아전은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기도 했다. 

경기 중에는 큰 점수 차 리드에도 좀처럼 굳은 표정을 풀지 않던 허재 감독. “첫 경기부터 강하게 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조별 예선을 느슨히 치를 경우 8강부터 펼쳐질 진짜 승부에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았다”고 했다. “몽골과 2차전도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며 선수들의 경기력에 만족감과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A조를 1위로 통과하면 D조 2위를 만난다. 중국과 필리핀이 D조의 유력한 8강 진출국이다. 2위로 오를 가능성이 큰 필리핀은 클래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뛰는 가드 조던 클락슨(26, 196cm)이 NBA가 일회성 예외를 인정해 전격 합류하면서 전력이 강화됐다. 클락슨은 모친이 필리핀 국적인 필리핀계 미국인이다.

“조별 예선에 주전 선수를 위주로, 8강과 4강전에 어떻게 할지 생각하며 임할 생각”이라는 허 감독. 이어질 몽골(16일), 태국(22일)과 A조 2,3차전과 8강 대비전으로 조직력과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둘 전망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