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PMC: 더 벙커'에 출연한 배우 하정우.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PMC: 더 벙커'는 출연과 제작에 동시에 참여한 배우 하정우에게도 도전이었을 것이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터널' 등을 통해 고립된 상황에 홀로 남은 인물을 처절하게 연기했지만, 'PMC: 더 벙커'는 더욱 심한 극한의 상황이었다.

영화 'PMC: 더 벙커'는 민간 군사 조직을 담은 작품이다. 30M 지하 벙커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암투, 벙커 안에 고립된 PMC 사람들과 벙커 밖 CIA의 이익과 갈등 속 PMC 캡틴 에이햅의 신념, 선택, 트라우마 극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뤘다. 하정우는 에이햅 역을 맡이 이번 역시 고립된 상황에 처한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는 흔한 액션 영화와는 다른 결을 지녔다. 보다 생생했고, 보다 현장감이 있었다. 김병우 감독은 "관객이 에이햅 옆자리에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주고 싶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하정우 역시 인터뷰에서 타격감을 미덕으로 꼽았다.

모든 영화가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겠지만, 단점 보다는 장점을 보고, 즐길 거리는 찾아 영화의 미덕을 알아줬으면 하는 것이 하정우의 바람이었다. 이는 출연한 배우의 바람이기도 했지만, 제작자의 소망이기도 했다.

영화 개봉에 앞서 하정우를 만났다. 배우 하정우는 매번 관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재미를 주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제작자 하정우는 보다 효율적으로, 보다 좋은 아이디어를 활용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 영화 'PMC: 더 벙커'에 출연한 배우 하정우. 제공|CJ 엔터테인먼트

▲ 이하 하정우와 나눈 일문일답.

Q. 결과물에 대해 만족하는가. 산만하다는 반응도 있다.

산만하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그렇게 관람을 했다면 어쩔수 없는 것 같다. 모든 영화가 완벽할수 없고,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다. 진하게 표현 됐다면, 아쉬운 허점도 있다. 영화가 개봉 할 때마다 받는 질문이다. 그럼에도 나의 바람은 장점을 보고 즐길 거리를 찾아서 영화의 미덕을 알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Q. 이 영화의 미덕은 무엇인가.

타격감이다. 있는 그대로, 체험하는 영화로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어떨까 싶다. 게임 상황, 현실에서 우연이라는 것들이 많다. 서사와 명분이 생략된 상황에서 영화가 흘러간다. 오히려 타격감에 집중하면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Q. 스토리가 많이 배제된 느낌인데, 그것도 의도적인가.

이야기를 엮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우리 회사에서 제작한 영화(하정우는 퍼펙트 스톰이라는 제작사를 운영 중이다)이긴 하지만, 김병우 감독의 시나리오를 간섭 할 수는 없다. 일관성이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극한 상황에 놓였을 때 시시각각 변하는 이 인물(에이햅)의 심리가 흥미로웠다. 스토리가 심리고, 심리가 곧 스토리다.

Q. 국내에서는 다소 실험적인 영화다.

영어 대사가 대부분이고, 설정이 미국 대선의 한 후보 때문에 CIA 의로를 받고 작전에 참여를 했다. 나와 이선균 빼고 외국 배우들이다. 이런 설정들이 영화에 들어가기(몰입하기) 쉽진 않다. 자막을 따라가는데 시간을 많이 뺏겼나라는 생각도 든다. 실험적이면서도 핸디캡인 것 같다.

Q. 영어 대사가 대부분인데, 포인트를 맞춘 부분이 있나.

한국식, 아시아식 영어를 굉장히 하고 싶었는데, 김병우 감독이 네이티브로 목표를 잡았다. 내 실력이 그정도가 아닌데, 감독은 외국 사람이 봤을때도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연기를 하면서 여러운 순간들이 있었는데, 단어에 따라 정답에 맞게, 네이티브에 근접하게 하려고 했다.

Q. 영어 대사를 위해 미국에 한동안 있었다고.

하루종일 온전히 그것만 연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한국에 있으면 유혹이 많다.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스타일이다. 그것을 차단하기 위해서 넘어가서 영어만 했다. 집에 있으면 나태해지고, 술, 유흥 등 유혹이 많다. 하와이에 있으면서 하루에 열시간씩 걸었다. 고시원에 들어가는 마음이었다.

▲ 영화 'PMC: 더 벙커'에 출연한 배우 하정우. 제공|CJ 엔터테인먼트

Q. 에이햅은 어떤 사람인가.

오만에 빠진 리더, 소통의 리더, 그런 의미에서 에이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래 문신을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사실 안타까운 사람이다. 이기적일 수밖에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사고를 당하고 쫓겨났다. 엄청난 노력을 해서 조직(PMC)에서 살아 남은 것이다. 많은 결정을 했고, 비정한 순간들을 많이 맞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낭만, 휴머니즘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Q. 할리우드에서 볼 법한 액션이 아닌, 국내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액션이 있었다. 예를 들어 낙하산 장면 말이다.

할리우드가 영화의 만듦새가 기준이 아니라, '한국 영화' 만의 특유한 것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드론 시점 카메라 워킹에 감독이 애착을 갖고 있더라. 참신했다. 후반 낙하산 장면은 와이어로 공들인 장면이다. 와이어로 그런 동선을 만들기 쉽지 않다. 그 신은 정말 마음에 든다.

Q. 에이햅을 가장 잘 표현한 대사는 무엇인가.

보상과 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부하직원들에게도 돈 버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독려할 때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생계형 인물이다. PMC의 목적이 돈이니까 당연하다. 상대와 이야기를 할 때 결국은 돈이다

Q. 에이햅은 왜 돈에 집착하는가.

미국에 이민을 가서 가장 큰 것이 돈이다. 특히 미국 사회는 돈이 곧 힘이다. 결국 에이햅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돈 뿐이다.

▲ 영화 'PMC: 더 벙커' 스틸. 제공|CJ 엔터테인먼트

Q. 외국 배우와 호흡이 많았다.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내수 시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소재, 이야기, 제작 형태 등 확장 시키면 어떨까 싶다.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단순히 할라우드에 가는 것이 꿈이라는 것은 이미 철 지난 이야기 같다. 그렇다면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우리 영화가 그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

Q. 글로벌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인가.

시장이 좁다. 인건비, 제작비가 많이 올라갔다. 이제는 국내에서 천만 관객이 들었다고 해서 수익이 좋은 것이 아니다. '신과 함께'로 확인한 부분이 있다. 

Q. 제작자 하정우는 어떤 마인드를 지녔나.

블룸 하우스('23 아이덴티티' '겟 아웃' '해피 데스데이' 등 저예산으로 장르 영화를 주로 제작하는 할리우드 제작사) 아이디어가 좋은것 같다. 큰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 특화된 장르를 만든다. 참 흥미로운 부분이다. 제작비를 높이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장르도 지키면서 국내 영화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 영화 '클로젯'도 50억대 제작비다. 그런 아이디어로 좋은 장르를,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결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결국에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인 것 같다. 감독이든 배우, 제작까지 영화라는 한 바구니에 담을수 있고, 그림은 나를 힐링해주고 지탱해주는 것이다. 이 모습 것들은 좋은 영화,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시대의 흐름에 맞게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 결국 단 하나의 목표다. 그것이 곧 영화에 대한 애정이다.

ye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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