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군함도' 스틸.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황정민을 비롯해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화려한 출연진과 ‘베테랑’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만났다.

화려한 멀티 캐스팅에 관심 가는 소재까지 볼거리는 충분하다. 다만 화려한 볼거리를 내부로 끌고 가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군함도, 지옥섬에 갇힌 그들의 처절한 삶과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의 절박한 감정에 집중했다.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역사적 사실에 류승완 감독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 이미지를 본 류승완 감독은 그 안에 강제 징용된 사람들을 탈출 시키고 싶었다. 그것이 ‘군함도’의 출발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군함도에 강제 징용 돼 고된 노동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목숨을 걸고 노동을 이어가지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잿빛의 그곳은 지옥과도 같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다음 장면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자율 의지는 없다. 누군가는 속아서, 또 누군가는 알면서도 끌려온다. 그 안에는 일본에서 돈을 벌게 해 주겠다는 말에 속은 악단장 이강옥을 비롯한 딸, 단원들이 있고, 종로 깡패 최칠성, 일본인 위안부로 끌려가 갖은 고초를 겪었던 여인 오말년도 있다. 수많은 사연을 품은 이들과 지극히 평범한 학생도 있다.

▲ 영화 '군함도' 스틸. 제공|CJ 엔터테인먼트

각기 다양한 사연을 품은 이들의 등장은 극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집중하기는 어렵다. 이는 당시 그들이 느꼈을 감정은 같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어느 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통쾌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조선인들이 일방적인 약자, 당하는 자로 그려지지 않는다. 일본인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같은 조선인을 학대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조선인들끼리 물어 뜯고 싸우기도 한다. 오말년이 털어 놓은 삶 안에는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기 힘들다. “누가 조센징 아니랄까봐 지들끼리 싸우고…”라는 강옥의 대사는 영화 속 벌어지는 풍경을 한마디로 묘사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탈주 장면은 여운을 남긴다. 다소 길게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들의 표정에서 얼마나 처절 했는지 보여준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그들의 절박한 감정을 담는 것에 집중했다. 마무리는 부성애다. 철저한 흥행 공식에 따른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그렇다고 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강옥의 딸 소희를 연기한 김수안의 얼굴이다.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소녀 소희의 밝으면서도 구슬픈 표정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26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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