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선수들이 2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하면서 2연패를 당한 뒤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한화가 먼저 2연패를 당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준PO)이기에 이제 남은 3경기를 모조리 이겨야 다음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한화는 과연 한 번만 더 지면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남은 경기를 싹쓸이하는 '리버스 스윕(Reverse Sweep)'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KBO리그 역대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PS)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준PO와 플레이오프(PO)를 통틀어 5전3선승제 PS에서 1~2차전에서 2연패를 당한 사례는 총 20차례 있었다. 그 중 남은 3~5차전을 모두 잡아 상위 무대로 올라간 것은 4차례에 불과했다. 20%의 확률이다.

역사상 가장 먼저 리버스 스윕의 기적을 만든 팀은 1996년 현대였다. 태평양을 인수해 1996년 프로야구에 뛰어든 현대는 김재박 감독의 지휘 속에 당시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2연파하며 기세 좋게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그러나 PO에서 김성근 감독이 이끈 쌍방울에 초반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1차전에서 0-1, 2차전에서 1-2로 2연속 1점차 패배를 당해 아쉬움은 더욱 컸다. 현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3차전에서 최창호의 호투 속에 3-0 승리를 거둔 뒤 4차전과 5차전까지 잡고 기적 같이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2호의 주인공은 2009년 SK다. 정규시즌 2위로 PO에서 기다리고 있던 SK는 준PO부터 올라온 두산에 초반 2연패를 당한 뒤 3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에 성공하며 KS 진출 티켓을 거머쥐는 기적을 만들었다.

준PO에서는 2010년 두산이 롯데를 상대로 최초의 역사를 썼다. 안방인 잠실에서 열린 1차전 5-10으로 패한 뒤 2차전에서 연장 10회에 이대호에게 3점 홈런을 맞아 1-4로 패해 절벽으로 내몰렸다. 그러나 부산으로 내려가 3차전을 6-5, 1점차 승리를 거둬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어 4차전을 11-4로 승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시 잠실로 올라와 5차전에서 11-4 승리를 거두며 역대 PS 3번째이자 준PO 최초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다.

두산은 2013년에도 준PO에서 리버스 스윕의 기적을 재현했다. 목동구장에서 넥센을 만나 초반 2경기를 각각 3-4(1차전), 2-3(2차전)으로 1점차로 내준 뒤 잠실에서 4-3(3차전), 2-1(4차전)로 그대로 1점차 승리로 되갚았다. 그리고는 5차전에서 연장 13회 혈전 끝에 최준석과 오재원의 홈런 등으로 8-5로 승리하며 PO 무대에 진출했다. 준PO 2차례 리버스 스윕은 모두 두산이 작성했다.

역대 5전3선승제 PS를 모두 합치면 리버스 스윕은 20%의 비율에 불과하지만, 준PO로 한정하면 그래도 33.3%의 비율이다. 한화로선 여기에 희망을 걸어봐야할 듯하다. 올 시즌에 앞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던 돌풍을 일으키며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기적을 썼던 한화가 과연 리버스 스윕의 기적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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