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대전, 한희재 기자]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1루, 마운드에 오른 넥센 투수 안우진이 투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넥센 신인 투수 안우진이 올 시즌 가장 값진 승리를 따냈다.

안우진은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회 2사 1루에 등판해 3.1이닝 동안 삼진을 5개나 잡아내며 2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팀이 5회 역전하며 7-5 승리를 거둬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구원승을 따냈다. 안우진은 19세 1개월 20일의 나이로 준플레이오프 최연소 승리를 기록했다.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순간, 마운드에 올라 최고의 성과를 냈다.

넥센은 선발  한현희가 3이닝 4피안타 2탈삼진 6사사구 4실점(3자책점)으로 조기 강판된 뒤 마운드를 넘겨 받은 오주원도 만루 위기에서 이용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승계 주자 실점을 하는 등 경기 초반 크게 흔들렸다.

이때 등장한 투수가 안우진이었다.

안우진은 3-4로 뒤진 4회말 2사 1루에 등판해 송광민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 5회 나와 탈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안우진은 6회에도 가볍게 세 타자를 돌려세웠다. 7회엔 선두 타자 호잉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성열과 김회성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이후 하주석에게 번트 안타를 맞았지만 대타 강경학을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막아 내며 임무를 다했다.

넥센은 안우진이 정리한 분위기를 타고 역전에 성공하며 한화에 재역전승을 거뒀다.

안우진은 이날 최고 시속 154km의 빠른 공과 매우 인상적인 슬라이더를 던졌다. 거의 투 피치 위주로 투구를 했는데도 한화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단순히 한 경기의 호투만으로 스타 탄생을 말할 순 없다. 다만 안우진이 이날 보여 준 가능성은 야구인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구위 자체가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구위가 좋다"고 평가할 수준이 아니었다. 안우진의 패스트볼은 이날 평균 2484rpm을 기록했다. KBO 리그 평균 패스트볼 회전수는 2280rpm 정도다. 이보다 200rpm 이상이 찍힌 것이다.

5회 최재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울 땐 2600rpm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드시 패스트볼의 회전수가 좋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회전수는 그만큼의 무브먼트를 만들게 돼 있다. 포심 패스트볼로도 타자에게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타자들은 공을 끝까지 보고 치지 못한다. 패스트볼이라고 인식되면 일반적인 궤적의 패스트볼이 오는 곳으로 스윙을 한다. 회전수가 많은 패스트볼을 던지면 이보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안우진의 놀라운 패스트볼 회전수가 무기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더 무서운 건 여전히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투구 메커니즘을 좀 더 손 본다면 보다 나은 결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날 안우진의 패스트볼 평균 투구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은 1.64m를 기록했다. KBO 리그의 평균 패스트볼 익스텐션은 1.85m다. 

안우진이 리그 평균 수준의 익스텐션까지만 자신의 투구 메커니즘을 끌고 나올 수 있다 해도 지금보다 20cm 정도 더 앞에서 공을 때릴 수 있게 된다. 같은 스피드라면 보다 빠르게 타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삼성 최충연은 올 시즌 구단이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한 뒤 자신의 익스텐션과 릴리스 포인트에 개선 여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겨우내 훈련을 거쳐 이를 보완했다. 그 결과 유망주에서 당당한 마무리 투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익스텐션에 대한 이해와 노력이 뒤따른다면 안우진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 아직 안우진이 보여 준 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걸 수 있는 기대다.

 안우진이 자신의 모자란 내용을 깨닫고 보다 나은 메커니즘으로 도전을 할 수 있을까. 그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다면 야구 팬들은 보다 무서워진 안우진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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